'범죄도시2' 모티브 된 필리핀 연쇄납치범, 한국으로 최종인도(2)

‘안양환전소 살인 사건’을 저지른 후 필리핀으로 도피해 현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납치·강도살인 범죄를 계속한 김성곤(53)이 대한민국으로 최종 인도됐다.

법무부는 지난 23일 필리핀 법무부로부터 김성곤을 최종 인도한다는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24일 밝혔다.

김성곤은 2007년 최세용 등 공범들과 함께 경기 안양시의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1억8500만원 상당의 현금과 미화를 빼앗아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그는 이후에도 한국인 관광객을 연쇄 납치하고, 강도살인 등 범행도 계속했다. 김성곤이 벌인 필리핀 한국인 연쇄 납치 사건은 영화 ‘범죄도시2’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김성곤은 2011년 12월 필리핀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가 탈옥했고, 2012년 5월에야 다시 검거됐다. 이어 2014년 5월 총기 휴대 등 혐의로 단기 4년 2개월, 장기 5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015년 5월 국내로 임시 인도됐다. 우리나라의 형사 절차 진행을 위해 필리핀이 자국 내 형 집행 절차를 잠시 중단하고 김성곤을 한국에 인도한 것이다.

우리 수사당국은 2015년 6월 김성곤을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이후 여죄로 추가기소했다. 김성곤은 최종적으로 무기징역 및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법무부는 형 집행의 효율성, 추가 도주 우려, 피해자 및 유족들의 의사 등을 고려할 때 김성곤을 필리핀으로 보내 잔여형을 집행한 뒤 다시 한국으로 송환하는 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 계속 복역하게 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최종인도를 추진해왔다. 법무부 장관 명의로 필리핀 대통령 등 고위급 인사들에게 친서를 보내고, 현지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설득을 계속해온 것이다.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당시에도 양국 대통령 간 회담에서 이 주제가 논의됐다. 필리핀은 결국 김성곤을 한국에 최종 인도하는 데 동의했다.

법무부는 “우리 국민의 권익을 철저히 보호하고 이를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단호하고 엄정한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5/01/24/NWXGUJG65BBAHGE5JGDXHGVO7M/